8/28 아침




한때 매일 3킬로 이상 달리기를 목표로 한적이 있다. 초반엔 내키면 5킬로 넘게까지 달리기도 했다. 


그런데 핑계가 많이 생긴다.  


제일 첫번째는 날씨탓이요, 

두번째는 컨디션탓, 

세번째는 난 모르겠고 그냥 귀찮아진다.


부담 큰 목표를 가지면, 지속하기 어렵다. 

그래서, 목표를 훨씬 더 달성하기 쉬운 수준으로 낮추어 다시 시작해보려한다. 오늘부터 매일 1마일(1.6km) 뛰기를 시작한다.    


1마일(1.6km) 정도 뛰는 것으로도 10킬로 이상 마라톤을 뛰는 것만큼 건강개선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수업전, 1마일 달리기를 한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서 두뇌발달효과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1마일 달리기 열풍이 분지 오래다. 


1마일 달리기가 마라톤만큼이나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미국 심장학 학회가 7월에 발표한 학술지에 따르면 1마일을 뛰는 것이 마라톤을 뛰는 것과 똑같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올해 발표된 응용 생리학 관련 학술지에서도 강도 높은 운동의 폭발력이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 1마일 달리기, 마라톤 열풍 꺾을까 기사 



일단 오늘은 집근처 탄천에 나가 1마일 거리 구간을 확인했다.

몸풀면서 시작하고 걷다가 서울시계 경계표시 11km 지점부터 약간 언덕진 시계 10km지점을 찍고 돌아오면 된다. 


사실상 뛰는 구간은 1마일보다 긴 2km가 되지만, 이렇게 하니 구간이 확실하고 알아차리기 쉬워서 좋다. 

 

가볍게 뛰면 약 10~15분 정도 소요된다.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다.  달리기 좋은 날씨다.  



나는 글쓰기가 어렵다. 

이제는 나이에 걸맞는 철학적 깊이가 담긴 그럴듯한 글을 일필휘지로 써낼 법도 하건만, 일필휘지는 개뿔.  지금도 이 주제에서 저 주제 방황하기를 두어시간쯤,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정리안된 문서 파일만 세개째 만들고 있다.  생각해보면 내게 글쓰기가 쉬웠던 적은 사실 한번도 없었다. 헐… 

내가 도대체 왜 혼자도 아니고 사람들까지 모아서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하자고 나섰을까?
'어쩌다 발견한 펀딩글의 시도가 재밌어 보여서...’라고, 하고 그치기에는 못내 아쉽다. 뭔가 더 찾아내서, 뿌듯함 +1 을 해보자는 생각에, 상상의 나래를 좀 더 펼쳐본다. 


이건 다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지. 


두뇌는 근육이다. 여느 근육과 마찬가지로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 일, 일, 일의 패턴에 사로잡혀있으면 두뇌는 곧 발달을 멈춰버릴 것이다. 내가 더 효과적으로 일하려면, 역설적으로, 일에만 몰두하는 데는 조금 덜 집착해야한다. 두뇌의 새로운 부분을 자극하는 어떤 일들이라도 나를 더 나은 개발자, 테스터, 분석가, 관리자, 작가, 컨설턴트가 될 수 있게 한다.  

애자일 그루, 제랄드 와인버그 (Gerald Weinberg는 staying sharp(명철함을 유지하기) 라는 글에서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봐야한다고 말한다. (전문도 번역 공유 예정)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기만 하면 허리가 망가진다.  서서 일하기도 해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적절히 운동을 해야 허리가 건강해진다. 지식노동자는 일을 잘 하려면 뇌가 건강해야하고, 뇌가 건강하려면 뇌의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결국, 글쓰기는 우리에게 단순한 여흥이 아니라 일을 더 잘 하기위한 깊은 고민 끝에 나온 하나의 답이었던 것이다. (두둥!)  그래, 이건 다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지.
  

님의 철학시전 스킬이 +1 되었습니다. 


모임이 잘 되기위한 철학으로 내가 주장하는 그라운드 룰 ver. 0.9 (테스트중이니까 언제든 바뀔 수 있다)이 있다.  

- 주고받자, 심리적 안정감
- ‘나'는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의 리더이자 퍼실리테이터
- ‘나'는 이 모임의 가장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라운드 룰만 설명해도 글 하나가 나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주제고민 안했어도... ㅡ.ㅡa   일단 내일 주제 하나 세이브해두고;;; )

나의 life time 관심사가 된 #애자일 #퍼실리테이션 #조직개발(OD).  근간에는 공통적으로 인본주의가 있다.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은 결국 사람에 대한 철학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의 철학을 펼치는 내공은 아직 일천하다. 나는 인본주의를 테스트하고 실천하기 위한 더 많은 장이 필요했고, 지금 여기 이곳에서도 경험치를 얻기위한 또 하나의 던전을 열고있다. OO일이 지나고서는 내 철학시전 스킬이 레벨업하기를 바라면서. ^^ 


경계의 인간, 영토확장의 에너지를 얻다


최근 몇년동안 이런 저런 모임에 속해보면서 타인의 경험이 내 사고의 경계를 얼마나 확장해주는지 깨닫는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고, 우리 각자는 서로 다른 경험의 경험자일뿐" 이라는 아리송한 신비주의의 말이 아하! 체감되는 것도 모임에서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함께 할 때다.  누군가 오롯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내가 집중해서 함께 한 사람들에게 귀기울일 때의 경험은 그 자체로 신비롭다.  

내게는 자신없는 글쓰기일지라도, 이런 경험을 한 인간이 이 ‘매일 (함께) 글쓰기 프로젝트’ 라는 Fancy한 아이디어를 그냥 흘려버릴 수만은 없었다.  함께 쓰고 함께 읽으면서 더 커지는 에너지의 광산이 여기 빤히 보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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